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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타개책 `무한리필` 서비스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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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타개책 `무한리필` 서비스의 성공비결
‘남는 게 있나’란 입소문 나야
일본식 주점 ‘가젠’ 에선 다양한 술을 맛볼 수 있다.
경기불황의 그늘이 깊어만 간다.
‘먹는 게 남는 장사’라는 음식점들도 요즘 어렵기는 매한가지. 유가와 식자재,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 맞추기가 쉽지 않다. 올해 들어 폐업한 음식점 수는 약 2만6000개, 매출 부진으로 휴업 중인 곳도 7만3000개에 이른다. 이런 불황일수록 손님들은 ‘값싸고 많은 양’을 주는 음식점을 찾는다. 최근 무한리필 서비스를 내세운 음식점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뿐 아니라 음식 재료와 맛도 신경써야
기존의 무한리필 음식점이 가격 대비 양을 지향했다면 지금은 여기에 맛까지 덧붙여졌다. 한때 유행했던 고기 뷔페가 사라진 이유도 높아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의 외식브랜드 엠키친의 김홍순 청담점 장은 “양 많다고 음식점을 찾는 시절은 갔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무한리필 음식점에서도 맛과 질을 따지게 됐다”고 말했다.
엠키친은 최근 ‘몽골리안 바비큐 무한리필’란 저녁 메뉴를 선보였다. 손님이 고기(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와 해산물(새우·오징어·조개 등), 채소 등을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고 소스를 선택하면 조리장이 즉석에서 요리해준다. 본인이 원하는 만큼 몇 번이고 접시에 담아 먹을 수 있고 밥이나 면도 같이 볶아준다. 샐러드 바도 따로 준비해 각종 채소나 과일, 파스타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1만5000원. 여기에 3000원을 추가하면 생맥주도 무한정 먹을 수 있다.
박수흔 CJ프레시웨이 홍보 대리는 “지난해 2만2000원으로 스테이크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최근 소고기 파동 등 육류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져서 채소와 해산물을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웰빙 메뉴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 취향에 맞춰 메뉴나 가격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무한리필 구이전문점 도누가는 시간대별, 계절별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다. 육류뿐 아니라 해산물도 같이 취급하고 저녁 10시 전후로 식사메뉴와 안주메뉴를 나눠 운영한다. 가격도 취학 전 아동은 3800원, 주류 주문 시 6900원, 주류 없이 식사할 경우 7900원을 받는다.
이병욱 도누가 홍보팀장은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15~20가지 메뉴를 정하고 계절별로 조금씩 메뉴를 바꾼다. 같은 부위라도 양념에 차이를 줘서 소비자들의 재방문율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매장 크기도 대형보다는 99㎡ 이하의 중소형 매장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무한리필 메뉴도 다양해져 음료나 다과, 술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4월 말 경기도 부평에 문을 연 카페루미도 무한리필 서비스를 해준다. 1인당 6000원을 내면 테마룸을 빌릴 수 있으며 커피를 비롯해 음료, 아이스크림 등이 공짜다. 여기에 즉석에서 구운 와플도 1회 무료 제공된다.
지난해 7월 서울 종로3가에 문을 연 일본식 주점 ‘가젠’은 술이 공짜다. 세트 메뉴를 시키고 1인당 1만5000원을 내면 일본 정종부터 칵테일, 맥주, 소주 등 30여가지 술을 무한정 먹을 수 있다. 단, 1시간 30분의 시간제한을 뒀다.
서장원 가젠 사장은 “오픈 당시에는 소위 술로 배 채우는 손님들이었다면 지금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술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말했다.
박리다매로 이익을 남기던 과거 음식점들과 달리 최근 선보이는 곳들은 식재료부터 메뉴, 인테리어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됐다. 그렇다 보니 수익률은 과거보다 떨어진 상황.
엠키친에 따르면 보통 식당에서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35% 수준. 하지만 무한리필 서비스의 경우 식재료 비중은 50%까지 올라간다(평균 3번 시식 시). 여기에 인건비 10%, 기타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손에 쥐는 건 10% 남짓에 불과하다. 최근 식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을 감안하면 이익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체 한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쌀 때만 해도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 보니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고 리필 서비스하기도 좋았다”며 “갈수록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유통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전했다.
무한리필이라도 1인당 2만원 넘지 말아야
이빠네마에선 바비큐 요리가 무한정이다.
식재료 가격이 오른다고 음식값을 쉽게 올릴 수 없는 게 또 무한리필 음식점의 속성이다.
통상 2만원이 넘어갈 경우 손님들의 재방문율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엠키친이 2만원대 무한리필 스테이크 대신 1만5000원의 몽골리안 메뉴로 바꾼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숨어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 메뉴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브라질 정통 바비큐 레스토랑 ‘이빠네마’의 점심 가격은 1만8700원이고 저녁은 2만8600원이다. 점심에는 소고기를 비롯한 6가지 바비큐 요리를 먹을 수 있고 저녁은 여기에 4가지가 추가된 10가지의 고기를 무한정으로 맛볼 수 있다.
황동용 이빠네마 지배인은 “채소와 빵, 연어 등 샐러드 바도 같이 운영하는 데다가 브라질 현지인이 직접 고기를 썰어주기 때문에 가격 대비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빠네마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3월 오픈한 이후 10년째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아무리 싼 무한리필이라고 하지만 남기려면 결국 비용절감이 필요하다. 보통 인건비와 유통비 절감 방법을 찾는다.
무한리필 퓨전구이 전문점을 표방한 벼리벼리는 자체 육가공 공장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비용을 절감했다.
최형종 벼리벼리 전무는 “유통 단계가 기존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들면서 물류비가 절감되고 직접 육가공까지 하게 되다 보니 원재료 품질도 더욱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측에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곱창 등 여러 가지 재료를 한꺼번에 구울 수 있는 만능구이기를 자체개발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끔 했다. 도누가는 원재료를 본사가 가공해 완제품 형태로 가맹점에 제공한다. 그렇다 보니 전문 주방인력이 필요 없게 됐다. 또한 매장을 셀프 식으로 운영하면서 서빙 인력을 최소화했다. 도누가 측에선 인건비가 약 10% 감소했다고 밝힌다.
비용절감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젠 무한리필에 대한 판매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격 대비 좋은 음식을 제공해준다는 차원을 넘어 좋은 음식인데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장원 가젠 사장은 “국내 소비자의 식생활이 점차 선진화되면서 많은 양보다는 다양한 맛과 즐거움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는 메뉴와 서비스 개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 먼저 ‘무한리필=싼 음식’이란 인식부터 깨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홍순 엠키친 창담점장은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무한리필이란 인식 때문에 손님들은 으레 음식 재료가 나쁠 거라고 생각한다. 잘 먹어도 그 자리에서 음식이 좋다는 얘기는 절대 안 한다. 나중에 손님들끼리 모여 ‘그렇게 팔아도 남나’란 얘기가 나오면 그제야 고객들로부터 음식이 괜찮다는 인정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TIP무한리필 서비스 주의할 점
1. 박리다매가 포인트. 유통비용 축소, 고정비용 절감 등으로 마진을 확보하라.
2. 아무리 공짜가 좋아도 장소 자체가 매력이 없다면 무용지물. 서비스와 인테리어를 차별화하라.
3. 품질이 지나치게 저급하면 외면당하게 마련. 최소한의 품질을 확보하라.
4.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라.
5. 마진율을 확실히 체크하라. 외식업종의 경우 상품에서 마진율을 줄였다면 인건비 등 다른 고정비용을 줄여서 수익성 계획표를 짜라.
6. 테이블회전율이 둔화하면 매출에 한계가 생긴다는 점을 고려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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