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불판을 양잿물-염산으로 닦다니… MBC ‘불만제로’
1월 3일 방송된 불만제로에서는 고기집 불판에 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삼겹살과 고기 이야기라 주의깊게 봤습니다. 고기집에서 나오는 불판. 한번만 구워 먹어도 까만색으로 변하고 맙니다. "불판 좀 바꿔주세요"
1~2인분 고기를 먹어도 두 세번은 불판을 교체해서 고기를 구워햐 합니다. 까맣게 타버린 불판들. 과연 어떻게 세척할까요?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어도 불판을 닦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름에 타서 눌러버린 이물질을 제거하려면 몇 번은 행궈야 합니다. 음식점에서는 이런 불판이 몇백개가 나올 것입니다. 과연 안전할까요?
대부분의 고기집에선 불판을 양잿물로 씻는다고 합니다.
사극이나 드라마를 보면 "나 양잿물 마시고 콱 죽어버릴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양잿물이 과연 무엇일까요? 양잿물로 놀라기에는 갈길이 멉니다.
양잿물이란?
양잿물은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입니다. 서양에서 건노온 잿물이란 뜻입니다. 잿물은 지푸라기등을 태운 재를 우려낸 물이란 뜻이죠. 양잿물은 기름기와 때를 잘 빼내어 예전에 세탁용으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얀고체 덩어리를 물에 넣어 빨래물을 끓였고 나중에 빨래방망이로 두들겨 행구면 하얗게 된다고 합니다. 세탁할때 쓰던 양잿물로 불판을 씻는다니 좀 그렇습니다. 만약 여러번 행구지 않고 대충 양잿물에 담궜다 식탁에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양잿물을 먹으면 알카리 중독이 됩니다. 알카리 중독(양잿물 중독)이란 양잿물을 먹을때 생깁니다. 즉시 입술, 입안점막, 식도, 위에 화상을 일으키며 여러 가지 증상과 함께 화상된 점막 부위에서는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메스껍고 숨이차며 심장기능이 나빠지고 경련 발작증상이 나타납니다.
불만제로에서는 불판세척제를 파는 도매상가를 돌아다니며 세척제를 구입했습니다. 가성소다보다 효과가 좋다며 공업용 세제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도매상인은 실제로 많은 업소에서 사용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의 엔진이나 타이어휠의 기름때를 제거하는 공업용 세제로 고기를 먹는 식판을 닦는다니.. 불판도 기름이라지만 같은 기름도 아니고 이건 좀 심한듯 싶습니다.
불판세척업을 하는 곳에서는 대량의 불판을 염산으로 세척했습니다. 워낙 많은 양이다보니 행굼과정은 거의 없었습니다. 불판을 쭉 쌓아놓고 위에서 호스로 물을 뿌리는 동시행굼이 전부였습니다. 무시무시한 염산 세척,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끔찍합니다. 이런 세제로 식기를 세척하는것은 모두 불법입니다.
불만제로에서는 불판을 수거해 안전한지 실험했습니다.
15개의 불판을 가지고 메틸렌블루실험과 계면장력실험을 했습니다. 15개중 13의 불판에서 계면활성제가 검출됐고 음용수로 사용불가하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계면활성제란 비누, 합성세제등입니다. 부작용으로는 정자수 감소, 혈관수축, 피부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가 불판을 먹는 것이 아닙니다. 불판에 고기를 올려서 먹습니다. 그래도 찜찜합니다. 세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세탁할때나 쓰는 불법 세제로 불판을 닦았다면 무로 헹구는 과정은 두배 세배로 더욱 꼼꼼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15개의 불판 중에서 거의 대부분인 13개나 세제가 검출됐다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앞으로는 어떤 불판을 사용하는 고기집인지도 확인하고 먹어야 하는 것일까요?
